하나님 나라의 토대, 하나님 나라와 그리스도 십자가! ─ 하나님 나라의 거대한 드라마 속에서 영원 안에서 계획하시고 역사를 통해 계시하고 실행하신 십자가가 펼쳐진다. ─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큰 숲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 사람은 그리스도에 대한 소식을 듣고 십자가를 만나 이 숲의 입구에 선다. 숲에 들어서면 십자가 형이 드리우는 무거운 역사적인 현실과 마주치고, 동시에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라는 무서운 신학적 현실과 직면하게 된다. 이 어둔 곳을 지나면 과거에 십자가를 만났던 증인들의 증거의 나무가 늘어선 오솔길이 나타나고 그들의 격려가 흐르는 시내를 만난다. 시내를 건너 시험과 실존적 싸움의 언덕에 오르면, 거기에서 다시금 그리스도 십자가 앞에 서게 된다. 여기서 인간은 자신의 죄와 비참함에 신음한다. 그러다가 십자가 아래 피하는 순간, 역사의 한 지점에 들어온 종말과 마주보게 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종말 심판과 사죄의 은총이 만나기 때문이다. 종말 현실의 바위들로 구불구불한 오름길을 걸어 꼭대기에 올라 아래로 펼쳐진 숲을 보면, 역사적이고 실존적인 영역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거대한 숲의 윤곽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십자가를 통해 우주적 악을 정복하는 모습이 어떠한지, 신자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서 변화된 정체성과 종말론적 안목을 가지고 사는 삶이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보인다. 이때 허무에 굴복하여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피조물의 탄식을 덮고도 남을 기쁨의 찬송이 울린다. 성경이 선포하는 그리스도 십자가의 장엄한 메시지로 영혼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감격과 감사와 함께.